Tiny Knight Rush는 몰려오는 몬스터를 쓸어담는 생존 액션입니다. 그런데 그 장르 문법이 보스전에서는 독이 됐습니다. 보스가 나와도 잡몹 수백 마리에 묻혀 보이질 않았습니다. 전투는 평소 스웜 청소에 체력 큰 놈 하나 섞인 수준이었고요.
결계, 보스전을 국면으로 만들기
답은 공간을 자르는 것이었습니다. 보스가 등장하면 결계가 펼쳐지고 잡몹 스폰이 멈추고 남은 무리는 결계 밖으로 밀려납니다. 안에서는 1:1입니다. 화면이 정리되는 순간 보스의 공격 패턴이 처음으로 읽히기 시작합니다.
다만 결계가 절대 방어가 되면 곤란했습니다. 밖의 잡몹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밀려나는 것이라서, 결계에 밀착한 잡몹 수만큼 결계 체력이 깎이고 링이 붉게 맥동합니다. 오래 끌면 무너집니다. 안전지대가 아니라 시한부 공간인 셈입니다.
구현하다 잡은 결함도 있습니다. 결계 경계에서 카이팅하면 결계가 껐다 켜졌다를 반복하면서 바깥 잡몹을 보상 없이 삭제해 버렸습니다. 전환에 히스테리시스를 넣어 막았습니다. 보스가 플레이어와 300px 넘게 벌어지면 근처로 순간이동하는 리쉬도 같이 들어갔고요. 도망만 다니면 보스전이 성립하지 않으니까요.
보스가 스킬을 쓰기도 전에 죽는다
결계로 보스전이 보이게 되니 다음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실기기 테스트에서 "보스가 너무 약하다, 스킬도 쓰기 전에 죽을 때가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감으로 고치는 대신 계측부터 했습니다. 보스의 생존 시간과 스킬 시전 횟수를 자동 플레이로 덤프해 봤더니 제보가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 조건 | 보스 체력 | 생존 시간 | 스킬 시전 |
|---|---|---|---|
| 기본 강화 | 420 | 10.6초 | 0회 |
| 최대 화력 | 420 | 0.9초 | 0회 |
원인은 둘이었습니다. 첫 스킬이 등장 후 9~13초에 나오게 돼 있는데 보스가 그 전에 죽었고, 시간 비례 체력 배율의 시작점이 10분이라 초반 보스는 배율을 아예 못 받고 맨몸으로 나왔습니다.
수치를 올리되, 후반 기울기는 오히려 완만하게
기본 체력 배율을 140%에서 380%로 올리고, 첫 스킬을 4초로 앞당기고, 시간 배율 시작점을 5분으로 내렸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였는데 진짜 교훈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처음엔 후반 기울기도 같이 가파르게 했습니다. 그런데 기본값과 시간 배율은 곱해집니다. 둘 다 올리면 45분 지점에서 보스가 3.1배가 되죠. 45분 헬 스테이지를 최대 화력으로 재 보니 보스 하나가 6.4분을 버텼습니다. 결계 안에서는 잡몹 스폰이 멈추니까 그 6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강해진 게 아니라 지루해진 겁니다.
제보는 초반 보스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기본값만 올리고 후반 기울기는 오히려 완만하게 되돌렸습니다. 최종 배율은 초반 2.71배, 45분 지점 1.78배. 같은 45분 완주 검증에서 가파른 쪽은 보스를 6마리 잡았고 완만한 쪽은 7마리를 잡았습니다. 한 마리를 더 잡았다는 건 개별 전투가 짧아졌다는 뜻이라, 이 숫자를 보고 조정을 확정했습니다.
남은 정직한 한계
첫 보스(약 3분 시점)는 강화가 최대로 쌓인 계정 앞에서 여전히 몇 초 만에 죽습니다. 여기를 더 올리면 이번엔 신규 계정이 첫 보스를 90초씩 때려야 합니다. 계정 강화의 편차가 시간 함수인 보스 체력 곡선보다 크다는 구조적 한계라서 수치 하나로는 안 풀립니다. 첫 보스는 과속방지턱으로 두기로 했고, 이 한계는 한계라고 적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