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가 끊어지면 대개 줄 한가운데가 아니라 매듭에서 끊어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매듭은 줄을 꺾고 조이는 자리라 그 지점만 원래 강도의 절반 가까이로 떨어집니다. 20파운드 줄을 써도 매듭이 10파운드면 그 채비는 10파운드입니다.
지난 글에서 채반 50이 넘는 노랑가오리에 채비가 터졌다고 적었는데, 그런 일이 생기는 자리가 대개 여깁니다.
어디에 무엇을 쓰나
먼저 지도부터 그려 두겠습니다. 매듭은 종류보다 쓰는 자리로 외우는 편이 빠릅니다.
| 잇는 것 | 쓰는 매듭 | 왜 |
|---|---|---|
| 줄 ↔ 바늘·도래 | 유니 노트 | 어디에나 되고 손에 익으면 어두워도 묶인다 |
| 줄 ↔ 바늘·도래 (더 세게) | 팔로마 | 단계가 셋뿐인데 강도가 가장 높은 축 |
| 줄 ↔ 바늘·도래 (나일론) | 개량 클린치 | 오래된 기본. 합사에는 안 맞는다 |
| 줄 ↔ 바늘대 | 스넬 | 당기는 힘이 바늘 끝으로 곧게 간다 |
| 줄 ↔ 줄 | 전차 매듭 | 가늘게 조여 가이드를 잘 통과한다 |
| 줄 ↔ 줄 (급할 때) | 서전 노트 | 제일 빠르고 굵기 차에 강하다 |
| 줄 끝에 고리 | 8자 고리 | 채비를 통째로 바꿔 끼울 수 있다 |
| 줄 가운데에 고리 | 도래 고리 | 줄을 안 자르고 가짓줄을 낸다 |
여덟 개를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유니 하나로 거의 다 되고, 나머지는 "이 자리에는 저게 낫다"를 알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찾아 쓰면 됩니다.
유니 노트 — 하나만 외운다면 이것
맨 위 그림이 유니 노트입니다. 네 단계입니다.
- 도래 고리에 줄을 넣고 끝을 20cm쯤 넉넉히 뺍니다
- 끝을 본줄 쪽으로 되접어 길쭉한 고리를 만듭니다
- 그 고리 안으로 두 가닥을 함께 감습니다 — 가는 줄은 6~7번, 굵으면 4~5번
- 끝을 당겨 매듭을 조인 뒤, 본줄을 당겨 매듭을 고리 쪽으로 밉니다
이 매듭을 먼저 권하는 이유는 강도가 제일 높아서가 아닙니다. 감는 횟수만 바꾸면 가는 줄에도 굵은 줄에도 쓰이고, 손에 익으면 어두운 데서 손만으로 묶입니다. 밤낚시에서 그게 생각보다 큽니다.
팔로마 — 단계가 셋뿐인데 제일 세다
팔로마가 센 이유는 줄을 반으로 접어 쓰기 때문입니다. 고리 안에 두 가닥이 걸리니 한 가닥이 받는 힘이 나뉩니다.
단계는 셋입니다.
- 줄을 반으로 접어 두 가닥째로 바늘 고리에 통과시킵니다
- 두 가닥을 한꺼번에 잡고 느슨한 옭매듭을 짓습니다 — 조이지 않습니다
- 남은 고리를 바늘 전체에 넘겨 씌운 뒤 본줄을 당겨 조입니다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3단계에서 고리가 바늘 끝을 지나가야 합니다. 바늘이 아주 크거나 큰 루어가 달려 있으면 고리가 안 넘어갑니다. 그때는 유니 노트를 씁니다.
개량 클린치 — 마지막 한 번이 '개량'입니다
가장 오래된 기본 매듭입니다. 이름에 붙은 '개량'이 핵심입니다.
- 고리에 넣은 끝을 본줄 둘레로 5번 감습니다
- 감은 줄을 되돌려, 고리 바로 옆에 생긴 첫 틈으로 끝을 넣습니다 — 여기까지가 그냥 클린치
- 그때 생긴 큰 고리로 한 번 더 빼낸 뒤 당겨 조입니다
그냥 클린치는 미끄러집니다. 3번 한 번이 그걸 막습니다. 옛날 책에 나오는 클린치를 그대로 묶다가 큰 것을 놓치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합사에는 쓰지 마십시오
합사는 표면이 미끄러워서 감은 줄이 풀립니다. 합사에는 유니나 팔로마를 씁니다. 개량 클린치는 나일론·카본 줄용입니다.
스넬 — 바늘귀가 아니라 바늘대에
앞의 셋은 전부 고리에 매는 매듭입니다. 스넬은 다릅니다. 바늘대에 감습니다.
- 바늘귀로 줄을 넣고 남은 끝을 바늘대를 따라 내립니다
- 끝으로 바늘대와 줄을 함께 7번쯤 감아 내려갑니다
- 본줄을 당겨 감은 줄을 바늘귀 쪽으로 밀어 조입니다
왜 이렇게 하나. 고리에 매면 당기는 힘이 고리에서 한 번 꺾입니다. 바늘대에 감으면 힘이 바늘 끝으로 곧게 전해져 후킹이 깊게 박힙니다. 미늘이 바깥으로 휜 바늘에 특히 잘 맞습니다.
줄이 바늘대 어느 쪽으로 내려가느냐가 중요합니다 — 미늘 반대쪽으로 둬야 합니다. 반대로 두면 당길 때 줄이 미늘에 쓸립니다.
전차 매듭 — 줄과 줄을 잇는다
원줄과 목줄, 또는 합사와 쇼크리더를 이을 때 씁니다. 유니 노트 두 개를 서로 마주 보게 짓고 맞붙이는 것이라 더블 유니라고도 합니다.
- 두 줄을 반대 방향으로 20cm쯤 나란히 겹칩니다
- 한쪽 줄 끝으로 상대 줄까지 함께 5~6번 감고 고리로 빼냅니다 (유니 노트와 같은 손놀림)
- 반대쪽도 똑같이 지은 뒤 양쪽 본줄을 당겨 두 매듭을 맞붙입니다
굵기가 다를 때
합사와 나일론처럼 성질이 다른 줄을 이을 때는 미끄러운 합사 쪽 감는 횟수를 더 늘립니다(7~8번). 굵기 차가 아주 크면 가는 쪽을 두 겹으로 접어서 감습니다.
그리고 이 매듭은 가이드를 통과해야 합니다. 잘라 낸 끝이 길면 던질 때마다 가이드에 걸려 비거리가 줄고 줄이 상합니다. 바짝 다듬으십시오.
서전 노트 — 줄 잇기 중 가장 빠르다
전차 매듭과 같은 일을 하는데 훨씬 빠릅니다. 두 가닥을 한 줄처럼 다루는 것이 전부입니다.
- 두 줄을 반대 방향으로 15cm쯤 겹칩니다
- 겹친 두 가닥으로 고리를 만들고 그 고리로 두 번 통과시킵니다 (세 번 하면 트리플 서전)
- 본줄 둘과 남은 끝 둘, 네 가닥을 한꺼번에 당깁니다
3번이 중요합니다. 하나라도 빼놓으면 비뚤게 조여 거기서 끊어집니다.
전차 매듭보다 굵기 차가 큰 줄에 강하고 훨씬 빠릅니다. 대신 매듭이 굵어서 가이드에 걸리기 쉽습니다. 목줄을 자주 갈아야 하는 자리, 어두운 데서 급히 이어야 할 때 쓰십시오.
8자 고리 — 채비를 통째로 갈아 끼우려고
줄 끝에 고리를 만드는 매듭입니다. 고리가 있으면 채비를 통으로 바꿔 끼울 수 있습니다.
어두운 데서 바늘을 하나씩 다시 매는 것과, 고리에서 채비를 빼고 새것을 거는 것은 시간 차이가 큽니다. 밑걸림이 잦은 자리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 줄 끝을 접어 두 가닥으로 만듭니다 — 만들려는 고리보다 넉넉히
- 두 가닥을 함께 잡고 숫자 8을 그리듯 한 바퀴 돌립니다
- 접힌 끝을 그 구멍에 넣고 양쪽을 천천히 당겨 조입니다
다만 풀기는 거의 안 됩니다. 한 번 조이면 잘라 내는 쪽이 빠릅니다.
도래 고리 — 줄 가운데에 가짓줄을 낸다
원투 다단 채비의 뼈대입니다. 줄을 자르지 않고 중간에 가짓줄 걸 고리를 냅니다.
- 줄 중간에 넉넉한 고리를 만듭니다 — 가짓줄 길이의 두 배쯤
- 고리를 쥐고 5~6번 꼽니다. 가운데에 작은 틈을 남겨 둡니다
- 고리를 그 틈으로 밀어 넣고 양쪽 본줄을 당겨 조입니다
고리가 본줄과 직각으로 서야 가짓줄이 본줄에 엉키지 않습니다. 눕는다면 꼬임이 모자란 것이니 다시 묶으십시오.
가짓줄은 본줄보다 가늘게
이 매듭이 들어간 자리는 본줄보다 약합니다. 그래서 가짓줄을 본줄보다 가늘게 씁니다. 밑걸림이 났을 때 가짓줄만 끊어지고 본줄과 봉돌은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어떤 매듭이든 지켜야 하는 것
적셔서 조입니다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마른 줄을 조이면 마찰열이 납니다. 눈에 안 보이지만 그 열에 줄이 상하고, 거기서 끊어집니다.
조이기 직전에 침을 바르거나 물에 적십니다. 그리고 천천히 조입니다. 확 당기면 열이 더 납니다.
끝은 바짝, 그런데 너무 바짝은 아니게
잘라 낸 끝이 길면 가이드에 걸리고 물속에서 저항이 됩니다. 그런데 매듭에 딱 붙여 자르면 조여질 때 끝이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1~2mm는 남기십시오.
묶은 뒤에 당겨 봅니다
던지기 전에 손으로 당겨 보는 것이 유일한 검사입니다. 여기서 풀리는 매듭은 물에서 반드시 풀립니다. 아까워하지 말고 다시 묶는 편이 낫습니다.
쓰면 다시 묶습니다
큰 것을 걸었다 놓쳤거나, 밑걸림을 세게 당겨 뺐거나, 하루 종일 던졌으면 매듭을 잘라 내고 다시 묶습니다. 눈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이미 늘어나 있습니다.
FG 노트는 왜 여기 없나
원투에서 합사와 쇼크리더를 잇는 매듭으로 FG 노트를 많이 씁니다. 가늘고 가이드를 잘 통과해서 전차 매듭보다 낫다고들 합니다.
여기 안 넣은 이유는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그림으로 정확히 그릴 자신이 없습니다. 합사를 리더에 교차로 감아 올리는 과정이라 2차원 그림으로는 어느 쪽이 위로 가는지가 제대로 안 보입니다. 틀리게 그린 매듭 그림은 없는 것보다 나쁩니다.
FG는 영상으로 보셔야 합니다. 전차 매듭으로도 원투는 충분히 됩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 위 그림은 모식도입니다. 실제 줄은 두께가 있고 겹치는 순서가 있는데 선 하나로는 다 담기지 않습니다. 묶어 보고 당겨 보는 것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 매듭별 강도를 제가 재 보지 않았습니다. "팔로마가 세다"는 널리 알려진 것이지, 제가 저울로 확인한 값이 아닙니다
- 감는 횟수(5~7번)도 줄 종류와 굵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줄로 몇 번 묶어 보고 자기 손에 맞는 수를 찾는 편이 어느 숫자를 외우는 것보다 낫습니다
정리
- 끊어지는 곳은 거의 언제나 매듭입니다. 줄 굵기를 올리기 전에 매듭을 먼저 보십시오
- 하나만 외운다면 유니 노트. 어디에나 되고 어두워도 묶입니다
- 더 세게 하려면 팔로마. 단 고리가 바늘을 넘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 개량 클린치는 나일론 전용입니다. 합사에 쓰면 미끄러집니다
- 스넬은 힘이 바늘 끝으로 곧게 갑니다. 줄은 미늘 반대쪽으로
- 줄과 줄은 전차 매듭(가늘게) 또는 서전 노트(빠르게)
- 줄 끝 고리는 8자 고리, 가짓줄은 도래 고리
- 반드시 적셔서 천천히 조입니다. 마른 채로 조이면 그 자리에서 끊어집니다
- 던지기 전에 손으로 당겨 보는 것이 유일한 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