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을 하면서 낚시를 하는 자리를 하나씩 적어 두려고 합니다. 첫 자리는 고흥 나로대교의 북쪽, 다리 밑입니다. 고흥반도와 나로도를 잇는 다리이고, 육지 쪽 교각 아래가 자리입니다.

왜 이 자리인가

지붕이 있습니다. 다리 상판이 그대로 그늘이 되고, 비가 와도 장비가 젖지 않습니다. 차박에서 이건 생각보다 큰 차이입니다. 타프를 칠 필요가 없고, 밤에 비 소리에 깨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어종이 좋습니다. 돌돔, 감성돔, 수조기, 붉바리, 농어, 볼락, 붕장어, 갯장어까지 고급 어종이 고루 붙습니다. 한 자리에서 이만큼 갈리는 곳은 드뭅니다.

뒤편 산에 전망대 화장실이 있습니다. 차로 4분쯤 걸리는 거리라 걸어갈 자리는 아니지만, 아예 없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차박에서 이게 있고 없고는 하룻밤의 질을 바꿉니다.

콘크리트 난간에 원투 낚싯대 두 대를 거치해 두고 바다 쪽을 바라본 모습. 건너편에 낮은 산과 마을이 보이고 수면에는 물살 자국이 깔려 있습니다

발판은 콘크리트라 평평하고, 난간에 받침대를 걸어 두면 됩니다. 건너편까지 시야가 트여 있어 낮에도 자리가 답답하지 않습니다.

어떤 층에서 무엇이 나오나

나오는 어종을 표층·중층·바닥으로 나누고 각각의 시간대를 표시한 그림

같은 자리라도 노리는 층과 시간을 바꾸면 나오는 고기가 달라집니다.

층어종언제
표층 · 중층농어새벽과 해질녘, 그리고 밤
중층볼락밤. 불빛 가장자리에 모입니다
바닥돌돔 · 붉바리낮. 바위와 틈 곁
바닥감성돔밤낮 모두
바닥수조기 · 붕장어 · 갯장어밤

밤에 붙는 어종이 더 많습니다. 볼락, 수조기, 붕장어, 갯장어가 전부 밤 쪽이고 농어도 어두울 때가 낫습니다. 차박과 잘 맞는 자리라는 뜻이기도 하고, 그만큼 발밑 조명과 구명조끼가 중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잡았습니다

원투낚시가 주종목입니다. 무거운 봉돌을 멀리 던져 바닥에 붙여 두고 기다리는 방식인데, 이 자리에서 나오는 어종이 대부분 바닥에 있어서 잘 맞습니다. 돌돔, 감성돔, 수조기, 붉바리, 붕장어, 갯장어가 전부 바닥 어종입니다.

미끼는 홍거시(참갯지렁이)를 씁니다. 굵고 질겨서 잘 벗겨지지 않고, 멀리 던질 때 버텨 줍니다. 노리는 고기가 작지 않다면 이쪽이 낫습니다.

농어는 루어찌낚시로 주로 잡았습니다. 찌를 달아 흘려 보내는 방식이라 바닥에 붙여 두는 원투와는 노리는 층이 다릅니다. 농어가 표층과 중층에 있으니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다만 원투에도 농어가 올라왔습니다. 바닥에 둔 채비에 걸린다는 뜻인데, 그만큼 이 자리에 농어가 붙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원투만 하실 생각이어도 농어를 아예 빼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한 대는 원투로 바닥에 던져 두고, 밤에 농어가 붙는 시간대에 루어찌를 한 번씩 흘려 보는 것이 이 자리에서 가장 손이 덜 가는 조합입니다.

실제 조과 — 9월 중순 사흘

숫자로 적어 두는 편이 정확할 것 같아 한 번의 출조 기록을 그대로 옮깁니다.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원투낚시로 홍거시를 썼습니다.

감성돔10여 수
수조기다수
붉바리2수
돌돔1수

자갈 바닥에 감성돔 여섯 마리와 수조기 한 마리를 나란히 늘어놓은 모습

검은 세로 줄무늬가 뚜렷한 돌돔 한 마리가 콘크리트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살림망 안에 주황빛 바탕에 흰 점이 박힌 붉바리와 감성돔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때입니다. 입질이 몰린 때가 끝들물에서 초날물로 넘어가는 구간이었습니다. 물이 다 차올라 잠시 멈췄다가 빠지기 시작하는 그때입니다.

이 자리에서 밤새 던질 생각이 아니라면, 물때표를 보고 그 구간에 맞춰 들어가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반대로 그 구간을 놓치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채비로도 조용합니다.

물살이 셉니다

이게 위의 물때와 이어집니다. 다리 아래는 물목이라 조류가 세게 흐릅니다.

얼마나 세냐면, 35호(약 130g)를 달아도 굴러다닙니다. 원투에서 가볍지 않은 무게인데도 바닥에 서 있지 못하고 흘러갑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따라옵니다. 하나, 가벼운 봉돌은 아예 소용이 없습니다. 처음 오신다면 35호를 기본으로 잡으시고, 그보다 가벼운 것은 예비로만 생각하십시오. 둘, 무게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세게 흐를 때는 몇 호를 달아도 세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답은 무게가 아니라 시간입니다. 입질이 끝들물에서 초날물로 넘어가는 구간에 몰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물이 잠깐 죽었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때가, 고기도 붙고 채비도 서는 유일한 구간입니다. 그 시간을 맞추는 것이 봉돌을 더 무겁게 다는 것보다 확실합니다.

안전 쪽으로도 한 줄 적어 둡니다. 물살이 센 곳은 빠지면 그 자리에 머물지 못합니다. 발판이 콘크리트라 평평해도 물가 쪽으로는 붙지 마시고, 밤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한 가지 더 적어 둡니다. 같은 시간 주변 조사분들은 찌낚시로 잔 감성돔을 보고 계셨습니다. 같은 자리에서도 바닥을 노리느냐 띄우느냐에 따라 씨알이 갈린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큰 것을 노리신다면 바닥 쪽이 유리해 보입니다.

다리 아래라서 생기는 것들

다리 아래 자리의 단면 그림. 낙하물, 배수구 물줄기, 어민 통행로, 차를 돌려 나갈 자리, 밀물 때 물이 차는 선 다섯 곳에 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그림의 번호가 그것입니다.

위에서 떨어집니다. 다리 위에서 버린 쓰레기, 던지다 놓친 봉돌이 그대로 아래로 떨어집니다. 상판 바로 밑은 피하고, 조금 비껴 자리를 잡는 편이 좋습니다.

비가 오면 물이 한곳으로 쏟아집니다. 상판에 떨어진 빗물이 배수구로 모여 아래로 내려옵니다. 맑은 날 바닥을 보면 물때가 진하게 남은 자국이 있습니다. 그 아래는 비웁니다.

어민의 길입니다. 그물과 통발을 놓는 자리, 배를 대는 자리는 비워 둬야 합니다. 여기가 막히면 다음에 오는 사람이 못 오게 됩니다.

나올 때를 생각하고 댑니다. 들어갈 때는 쉬운데 나올 때 막히는 자리가 흔합니다. 젖은 바닥이나 자갈에서는 후진이 특히 어렵습니다.

물이 어디까지 오는지 먼저 봅니다. 바위에 따개비가 붙은 높이, 젖은 자국이 끝나는 선이 만조선입니다. 반드시 그 위에 차를 댑니다.

차박에서 진짜 위험한 것

낚시보다 차 안이 더 위험합니다. 이건 강조해서 적습니다.

창문을 닫고 난방기구를 켜지 마십시오. 부탄 난로, 무시동 히터, 숯불은 좁은 차 안에서 일산화탄소를 만듭니다. 냄새도 색도 없어서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잠듭니다. 매년 사고가 납니다. 차 안에서 불을 쓰는 것은 어떤 형태든 피하시고, 굳이 쓰신다면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따로 두시고 창을 손가락 두 개만큼 열어 두십시오.

시동을 켠 채 자면 안 됩니다. 배기가스가 차 아래에서 실내로 들어옵니다. 바람이 없거나 벽을 등지고 댄 자리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배터리를 생각하십시오. 시동을 끈 채 조명과 냉장고를 돌리면 아침에 시동이 안 걸립니다. 점프 케이블이나 보조 배터리는 챙기시는 편이 낫습니다.

낚시 쪽 안전

구명조끼는 밤에 특히 필요합니다. 발이 미끄러졌을 때 혼자서는 올라오기 어렵습니다. 바닷가에서는 지역에 따라 착용이 의무인 곳도 있습니다.

테트라포드에는 밤에 올라가지 마십시오. 낮에도 위험한데 밤에는 사이에 빠지면 밖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혼자보다 둘이 낫습니다. 어렵다면 가는 자리와 돌아올 시간을 누군가에게 알려 두십시오.

물때를 미리 봅니다. 들어갈 때 걸어 들어간 길이 나올 때는 물에 잠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해안은 조수 차가 큽니다.

헤드랜턴은 두 개 챙기십시오. 하나는 반드시 고장 나거나 배터리가 끝납니다.

잡은 것을 가져가기 전에

어종마다 잡으면 안 되는 크기와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어종은 대부분 그 대상입니다.

수치는 해마다 바뀔 수 있어서 이 글에 적어 두면 오히려 위험합니다. 출발 전에 현재 기준을 확인하시고 가십시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이 어종별 표를 공개하고 있고, 낚시 앱에도 대부분 들어 있습니다.

작은 것은 놓아주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에 또 오려면 그래야 합니다.

두고 오는 것과 가져오는 것

밑밥 통을 그 자리에서 씻지 마십시오. 남은 밑밥과 미끼는 담아서 가져 나옵니다. 바닥에 버린 갯지렁이와 크릴은 그대로 썩습니다.

낚싯줄은 반드시 회수합니다. 끊어진 목줄이 가장 골치입니다. 새가 걸리고 사람이 걸립니다.

화장실은 자리에 없고, 뒤편 산의 전망대 화장실을 씁니다. 차로 4분쯤 걸립니다.

걸어서 갈 생각은 안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오르막인 데다 길이 돌아가서, 특히 밤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상 차를 타고 다녀오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순서를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자리를 잡고 짐을 풀기 전에 한 번 다녀오시고, 술을 드실 생각이면 그 전에 다녀오십시오. 마신 뒤에는 운전해서 갈 수 없고, 그때는 걸어 올라가는 것 말고 방법이 없어집니다.

시기에 따라 문이 잠겨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십시오. 여는 시간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자리를 비울 때 처음보다 깨끗하게 두고 나오는 것이, 이런 자리가 계속 열려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차박과 낚시가 막히는 자리는 대부분 쓰레기 때문에 막힙니다.

챙길 것

낚시차박안전
원투대와 받침대매트와 침낭구명조끼
봉돌 35호 넉넉히암막과 방충망헤드랜턴 둘
홍거시(참갯지렁이)보조 배터리일산화탄소 경보기
농어 노릴 루어찌 한 벌마실 물구급함
뜰채와 집게접이식 의자물때표 · 기상 확인
쿨러와 얼음 · 쓰레기 봉투

봉돌과 미끼는 둘 다 넉넉히 가져가십시오. 물살에 굴러다니다 밑걸림으로 떨어지는 봉돌이 생각보다 많고, 밤에 붕장어와 갯장어가 붙으면 홍거시도 빨리 없어집니다. 근처에서 다시 사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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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자리도 같은 형식으로 적어 두겠습니다. 어종과 층, 그 자리에서만 조심할 것, 그리고 차를 어디에 대는지까지입니다.

이어서 읽을 것

이 자리에서 35호 봉돌이 서지 못한 이야기는 원투 봉돌 호수 환산표에 숫자로 적어 두었습니다. 채비를 어떻게 고를지는 원투 채비는 봉돌이 움직이느냐로 갈립니다에 있고, 다른 자리는 해남 어란리 방파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