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한 번씩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고리 안이 텅 비어 있는데 어디서 바람이 나오느냐는 것입니다. 손을 넣어 봐도 걸리는 것이 없으니 더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원리를 알고 나면 이 제품의 장점과 단점이 같은 자리에서 설명됩니다. 안전한 이유와 비싼 이유가 사실 같은 구조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다 나쁘다"보다는 무엇을 사는 물건인지가 분명해집니다.

이름부터 — 날개는 없어진 게 아니라 옮겨졌습니다

먼저 정확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선풍기에도 날개가 있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고리에 없고, 아래 기둥 안에 들어 있습니다.

기둥 속에는 모터와 임펠러가 있습니다. 임펠러는 공기를 밀어내는 회전 날개인데, 우리가 아는 선풍기 날개와 달리 통 안에 갇혀 있어 손이 닿지 않습니다. "날개 없는"은 날개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이 만질 수 있는 자리에서 치웠다는 뜻입니다. 이 사실 하나가 뒤에 나올 장단점의 절반을 설명합니다.

공기가 지나가는 길

위 그림의 번호를 따라가면 됩니다.

기둥 아래쪽 틈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옵니다. 임펠러가 그 공기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고리는 통짜가 아니라 속이 빈 관이어서, 올라온 공기가 고리를 한 바퀴 돌며 둘레로 퍼집니다. 그리고 고리 안쪽을 따라 난 아주 좁은 틈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이 틈이 1mm 남짓입니다. 같은 양의 공기를 좁은 곳으로 내보내면 그만큼 빨라집니다. 호스 끝을 손가락으로 조이면 물이 세게 뻗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고리를 밝은 쪽으로 돌려 안쪽 둘레를 들여다보시면 그 틈이 실처럼 가늘게 보입니다. 먼지가 끼면 바로 이 자리에 끼고, 여기가 막히면 바람이 눈에 띄게 약해집니다.

빨아들인 것보다 많이 나오는 이유

고리 단면을 확대해 코안다 효과와 끌려 나오는 공기를 표시한 그림

여기서부터가 핵심입니다. 몸에 닿는 바람은 기계가 빨아들인 그 공기가 아닙니다. 세 가지가 겹칩니다.

하나, 공기가 굽은 면을 따라 흐릅니다. 고리의 단면은 비행기 날개처럼 생겼습니다. 틈에서 나온 빠른 공기는 똑바로 날아가지 않고 그 곡면에 달라붙어 앞쪽으로 흘러갑니다. 흐르는 물줄기에 숟가락 뒷면을 대면 물이 숟가락을 타고 휘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텐데, 같은 현상입니다.

둘, 빠른 흐름이 옆의 공기를 끌고 갑니다. 빠르게 흐르는 공기 옆은 압력이 낮아집니다. 그래서 가만히 있던 주변 공기가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 함께 앞으로 나갑니다.

셋, 고리 뒤의 공기가 밀려 들어옵니다. 고리 한가운데가 비어 있는 것이 그래서 필요 합니다. 앞으로 빠져나간 만큼 뒤에서 새 공기가 그 구멍으로 들어옵니다.

제조사는 이렇게 해서 빨아들인 양의 열다섯 배 안팎이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숫자는 재는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절대값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율이 아니라, 바람의 대부분이 기계를 통과한 적 없는 방 안의 공기라는 사실입니다.

집에서 확인하시려면 선풍기를 켠 채 고리 뒤쪽에 얇은 휴지를 들어 보시면 됩니다. 뒤에서도 공기가 고리 구멍 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앞에서만 바람이 나오는 물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장점

장점이유
안전합니다손이 닿는 곳에 도는 날개가 없습니다. 아이가 손가락을 넣어도 걸릴 것이 없습니다
청소가 쉽습니다날개 사이에 끼는 먼지가 없어 고리와 기둥을 닦으면 끝입니다
바람이 고릅니다날개 선풍기는 날개가 지나갈 때마다 바람이 끊겨 초당 수십 번 맥동합니다. 이쪽은 틈에서 연속으로 나오므로 그 끊김이 적습니다
자리를 덜 먹습니다보호망이 없어 폭이 얇고, 기울기도 한 손으로 잡힙니다

특히 맥동이 적다는 점은 오래 틀어 놓을 때 체감이 큽니다. 같은 세기라도 덜 성가시게 느껴지는 쪽입니다. 잘 때 머리맡에 두고 쓰는 사람이 이 차이를 가장 크게 말합니다.

단점

값이 비쌉니다. 같은 돈으로 일반 선풍기를 여러 대 살 수 있습니다.

전기를 덜 쓰는 기계는 아닙니다. 좁은 틈으로 공기를 밀어내는 데에는 압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손실이 생깁니다. "적은 공기로 많은 바람을 만든다"는 설명이 곧 "전력을 덜 쓴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세기라면 효율은 일반 선풍기가 유리한 편입니다.

소리의 성질이 다릅니다. 좁은 틈으로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높은 음의 바람 소리가 납니다. 초기 제품에서 이 점이 지적돼 이후 모델에는 소음을 줄이는 구조가 들어갔지만, 저음이 나는 날개 선풍기와는 여전히 다르게 들립니다. 조용함을 기대하셨다면 매장에서 직접 들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소리의 크기보다 음의 높이가 사람마다 거슬리는 정도를 가릅니다.

최대 풍량 자체가 센 편은 아닙니다. 멀리까지 강하게 밀어붙이는 용도라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고치기 어렵습니다. 날개와 모터가 분리돼 있던 구조가 아니라 기둥 안에 함께 들어 있어, 문제가 생기면 부분 교체보다 서비스로 가게 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맞나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 청소를 자주 하기 어려운 사람, 오래 켜 두고 지내는 사람에게는 값을 치를 이유가 분명합니다.

반대로 가장 센 바람이 필요하거나, 전기요금을 아끼는 것이 목적이거나, 값이 먼저인 경우에는 일반 선풍기가 더 맞는 선택입니다. 안전과 손질의 편함을 사는 물건이지, 바람을 더 싸게 만드는 물건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소비전력을 직접 재지 않았습니다. 효율 이야기는 구조에서 따라오는 설명이고, 제품별 실측값이 아닙니다. 정확히 아시려면 소비전력계를 꽂고 같은 세기로 맞춰 비교하셔야 합니다.

제품별 성능 비교와 모델별 소음도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이 방식이 어떻게 바람을 만드는지만 설명합니다.

여름 쪽 물건을 보셨으니 겨울 쪽도 같은 방식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전기히터 종류는 열을 어디로 보내느냐가 갈림길이고, 제습기와 에어컨 제습은 켜면 방이 더워지는 쪽과 시원해지는 쪽이 왜 갈리는지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