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창에 뽁뽁이(에어캡)를 붙이는 집이 많습니다. 붙이고 나서 "확실히 덜 춥다"는 집도 있고 "붙였는데 그대로다"는 집도 있습니다.

둘 다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창에서 열이 나가는 길이 하나가 아니고, 뽁뽁이는 그중 한 길만 막기 때문입니다. 어느 길이 큰지는 집마다 다릅니다.

창은 벽보다 열을 훨씬 많이 통과시킵니다

벽이나 창으로 새는 열은 대략 열관류율(U값) × 면적 × 안팎 온도 차이입니다. U값은 1㎡ 면적에 안팎 온도 차가 1도일 때 몇 와트가 빠져나가는지를 뜻하고, 작을수록 단열이 잘 된 것입니다. 교과서와 건축 기준에서 흔히 쓰는 범위는 이 정도입니다.

부위U값(W/㎡·K), 대략
유리 한 장(단판)5~6
유리 두 장 사이 공기층(일반 복층)2.5~3
로이 코팅·아르곤 복층1.1~1.6
단열재가 든 요즘 외벽0.15~0.4

부위별 U값을 막대로 비교한 그림. 단열한 외벽은 짧고, 로이 복층, 일반 복층, 단판 유리 순서로 막대가 길어집니다. 아래에는 표에 들어가지 않는 틈바람이 따로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같은 넓이라면 창이 벽보다 몇 배에서 열 배 넘게 열을 흘립니다. 그래서 창을 손보는 것이 맞는 방향이기는 합니다. 문제는 이 표에 틈으로 드나드는 바람이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창에서 열이 나가는 네 갈래

갈래무슨 일이 일어나나뽁뽁이가 막나
유리 전도따뜻한 쪽에서 찬 쪽으로 유리를 뚫고 지나감줄여 줍니다
틈바람창짝과 창틀, 창짝끼리 맞닿는 자리로 찬 공기가 들어오고 더운 공기가 나감못 막습니다
찬 기류차가운 유리에 닿은 공기가 무거워져 바닥으로 흘러내림줄여 줍니다
복사차가운 유리 면이 가까이 있는 몸의 열을 빼앗음줄여 줍니다

뽁뽁이가 하는 일은 결국 유리 안쪽에 움직이지 않는 공기층을 하나 더 만드는 것입니다. 안쪽 면이 덜 차가워지니 유리를 타고 내려오는 찬 기류와 창가에서 느끼는 서늘함도 같이 줄어듭니다. "창가에 앉으면 덜 시리다"는 느낌은 대개 이 둘에서 옵니다.

하지만 틈바람은 유리와 상관없는 길입니다. 오래된 미서기창(옆으로 미는 창)은 구조상 창짝이 레일 위를 미끄러져야 하므로 틈이 생기고, 그 틈을 털(모헤어)로 막아 둡니다. 이 털이 눌리고 닳으면 바람이 그대로 들어옵니다. 고층 아파트는 겨울에 건물 안 더운 공기가 위로 빠지려는 힘(굴뚝 효과)이 커서, 아래층 창틈으로 찬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도 커집니다.

왜 집마다 효과가 다른가

  • 단판 유리 창이라면 유리 전도가 크므로 뽁뽁이 효과가 잘 느껴집니다
  • 로이 복층 유리라면 유리 자체가 이미 단열을 하고 있어 덧붙여 얻는 몫이 작습니다
  • 틈이 큰 오래된 창이라면 유리를 아무리 덮어도 틈바람이 그대로라 "그대로다"가 됩니다

한국 아파트에 흔한 이중창(창짝 두 개를 앞뒤로 단 창)은 두 창짝 사이 공기층이 이미 단열 몫을 합니다. 이때 두 창 중 하나라도 꽉 닫혀 있어야 그 공기층이 살아 있습니다. 안쪽 창을 열어 두고 바깥 창만 닫으면 이중창의 의미가 많이 줄어듭니다.

막는 순서

순서할 일이유
1창 잠금 손잡이를 끝까지 돌려 잠급니다잠금장치가 창짝끼리를 당겨 붙여 가운데 틈을 줄입니다
2닳은 모헤어를 갈고, 틈에 문풍지를 댑니다틈바람은 뽁뽁이로 못 막는 길입니다
3밤에는 바닥까지 닿는 두꺼운 커튼을 칩니다커튼과 창 사이에 공기층이 생깁니다. 짧으면 아래로 찬 공기가 새어 효과가 줄어듭니다
4유리에 뽁뽁이나 단열 필름을 붙입니다유리 전도와 창가 서늘함을 줄입니다
5창 자체를 바꿉니다가장 확실하지만 돈과 공사가 듭니다

틈은 낮에도 밤에도 새고, 커튼은 밤에만 칩니다. 그래서 틈이 먼저입니다. 다만 남쪽 창은 낮 동안 햇볕이 공짜로 들어오는 자리이므로, 낮에는 커튼을 걷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붙였을 때 생기는 일

뽁뽁이가 늘 이득만 주는 건 아닙니다.

  • 유리가 더 차가워집니다. 방 쪽에 단열재를 대면 방의 열이 유리에 덜 닿습니다. 뽁뽁이는 물을 뿌려 붙이므로 공기가 완전히 막히지 않고, 습한 방 공기가 뒤로 스며들면 뽁뽁이와 유리 사이에 물이 맺힐 수 있습니다. 붙인 뒤 한동안 들춰 보시는 게 좋습니다
  • 창밖이 안 보이고 빛이 줄어듭니다. 햇볕으로 들어오던 열도 일부 줄어듭니다
  • 떼어 낸 자리에 자국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 창에서 직접 확인하는 법

  1. 틈 찾기 — 바람 부는 날 향이나 얇은 휴지를 창틈 가까이 대 봅니다. 연기가 눕거나 휴지가 흔들리는 자리가 틈바람이 큰 곳입니다
  2. 유리 온도 재기 — 비접촉 온도계가 있으면 붙이기 전과 후, 바깥 기온이 비슷한 날 같은 시각에 유리 안쪽 면(붙인 뒤에는 뽁뽁이 겉면)을 잽니다
  3. 물방울 보기 — 아침에 유리 아래쪽과 모서리에 물이 맺히는 자리는 그만큼 차가운 자리입니다

틈바람이 큰 창이라면 2번보다 1번을 먼저 하시는 편이 맞습니다.

정리

  • 창은 같은 넓이의 벽보다 몇 배에서 열 배 넘게 열을 흘립니다
  • 창의 열 손실은 유리 전도, 틈바람, 찬 기류, 복사 네 갈래이고, 뽁뽁이는 틈바람을 못 막습니다
  • 오래된 창은 잠금 → 틈 → 커튼 → 유리 순서로 막는 편이 효과가 큽니다
  • 로이 복층 유리라면 뽁뽁이로 얻는 몫이 작습니다
  • 유리에 단열재를 붙이면 유리가 더 차가워져 그 뒤에 물이 맺힐 수 있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뽁뽁이를 붙였을 때 유리의 U값이 얼마로 내려가는지는 직접 재지 못했고, 믿을 만한 측정값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몇 % 줄어든다" 같은 숫자는 적지 않았습니다. 틈바람이 전체 손실에서 차지하는 몫도 바람과 층과 창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서 숫자로 적지 않았습니다.

창에 맺히는 물이 왜 생기는지는 결로와 이슬점에서, 방을 덥히는 쪽은 외출할 때 보일러를 끄는 문제에서 다루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