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계가 똑같이 22도를 가리키는데, 겨울에는 발이 시리고 여름에는 끈적하게 덥습니다. 흔히 습도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은 맞는 말입니다. 습도가 체감을 바꾸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힘이 크게 작동하는 온도 범위가 정해져 있고 22도는 그 바깥에 가깝습니다.

몸은 열을 세 갈래로 버립니다

사람 몸은 쉬고 있을 때도 계속 열을 만듭니다. 그 열을 버리는 길이 셋입니다.

길무엇이 정하나습도가 끼어드나
공기로 직접 넘기기(대류)피부와 공기의 온도 차이, 바람거의 아니요
벽·창·천장으로 내보내기(복사)피부와 주변 표면의 온도 차이아니요
피부·숨의 물기 증발피부와 공기의 수증기량 차이예

습도가 직접 건드리는 것은 세 번째 길 하나뿐입니다. 땀을 흘리지 않고 앉아 있을 때는 이 길로 나가는 몫이 작습니다. 그래서 22도 안팎에서 습도를 40%에서 60%로 바꿔도 몸이 느끼는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더워서 땀이 나기 시작하면 증발이 주된 길이 되고, 그때부터 습도가 체감을 쥐게 됩니다.

증발을 미는 힘은 수증기량의 차이입니다

피부 표면과 공기의 수증기압 차이를 막대로 비교한 그림. 22도 습도 30퍼센트가 가장 길고, 22도 80퍼센트와 30도 50퍼센트가 비슷하며, 30도 80퍼센트가 가장 짧습니다

젖은 피부 바로 위의 공기는 피부 온도(대략 34도로 잡았습니다)에서 품을 수 있는 만큼 수증기를 머금고 있습니다. 방 공기가 그보다 덜 머금고 있을수록 물기가 빨리 날아갑니다. 이 차이를 수증기압으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피부 쪽은 약 53hPa입니다.

방 공기공기의 수증기압피부와의 차이
22도 · 30%7.9hPa45.2
22도 · 50%13.2hPa39.9
22도 · 80%21.1hPa32.0
30도 · 50%21.2hPa31.9
30도 · 80%33.9hPa19.2

같은 22도에서 습도를 30%에서 80%로 올려도 증발하는 힘은 약 30% 줄어드는 데 그칩니다. 30도에서 50%가 80%로 바뀌면 40% 가까이 줄어듭니다. 게다가 30도에서는 몸이 열을 버리는 길의 대부분이 증발이라, 같은 비율로 줄어도 몸이 받는 타격이 훨씬 큽니다. 장마철 30도가 마른 30도보다 견디기 어려운 이유가 이것입니다.

기상청도 이 차이를 반영합니다. 여름철 체감온도는 기온과 습도로 계산하고, 겨울철 체감온도는 습도 없이 기온과 바람으로 계산합니다. 추울 때는 습도보다 바람이 훨씬 중요하다는 판단입니다.

겨울의 22도가 추운 진짜 이유는 창입니다

겨울에 22도가 춥게 느껴질 때 먼저 볼 것은 습도계가 아니라 창과 바깥벽입니다. 온도계는 공기 온도만 잽니다. 그런데 몸은 둘러싼 표면과도 열을 주고받습니다. 바깥이 영하인 날 창유리 안쪽 표면은 공기보다 한참 차갑고, 창가에 앉으면 공기가 22도여도 몸이 창 쪽으로 열을 계속 빼앗깁니다. 여름에는 같은 벽이 공기보다 따뜻해서 반대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이런 것이 습도보다 먼저 듣습니다.

  • 창에 커튼을 치거나 앉는 자리를 창에서 떼기
  • 발밑 찬 공기(창에서 식은 공기가 바닥으로 흘러내립니다)를 러그로 막기
  • 옷 한 겹 — 공기 온도는 그대로여도 피부에서 나가는 열이 줄어듭니다

겨울 공기가 마르는 것은 데우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실내가 건조한 것은 바깥 공기에 물이 없어서라기보다, 같은 물을 품은 공기를 데우면 상대습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공기일수록 품을 수 있는 수증기 양이 크게 늘어나니, 물의 양이 같아도 비율이 내려갑니다.

들어온 바깥 공기22도로 데운 뒤 상대습도
0도 · 80%약 18%
-5도 · 80%약 13%
10도 · 60%약 28%

환기를 하면 이 공기가 들어오므로, 겨울에 환기 직후 습도가 뚝 떨어지는 것은 고장이 아닙니다. 이때 느끼는 건조함은 대부분 눈·코·목·피부가 마르는 불편이지, 몸이 더 추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둘을 구분하면 가습기를 켜는 이유도 분명해집니다.

겨울에 습도를 올릴 때 걸리는 선

습도를 올리면 창에 물이 맺힙니다. 공기가 차가운 표면에 닿아 이슬점 밑으로 식기 때문입니다. 22도 방이라면 이슬점은 이렇습니다.

22도 방의 습도이슬점
30%약 3.6도
40%약 7.8도
50%약 11.1도
60%약 13.9도

창 안쪽 표면이 이 온도보다 차가우면 그 습도에서 물이 맺힙니다. 홑창이나 창틀의 알루미늄은 한겨울에 10도 아래로 내려가기 쉬워서, 50%만 맞춰도 아침마다 물이 흐를 수 있습니다. 그 물이 창틀과 벽 모서리에 곰팡이를 키웁니다. 이중창이라도 창틀·모서리는 더 차가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 목표는 정해진 숫자보다 창에 물이 맺히지 않는 선 아래가 맞습니다. 맺히면 습도를 조금 내리면 됩니다.

직접 재 보는 방법

  • 습도계부터 믿을 만한지 봅니다. 값싼 습도계는 몇 % 정도 어긋나는 일이 흔합니다. 소금에 물을 몇 방울 떨어뜨려 축축한 반죽을 만들고, 습도계와 함께 지퍼백에 밀봉해 반나절 두면 안의 습도가 75% 안팎으로 맞춰집니다. 그때 습도계가 가리키는 값과 75의 차이가 그 습도계의 어긋남입니다.
  • 창 표면 온도를 잽니다. 적외선 온도계가 있으면 아침에 창 안쪽을 재서 위 이슬점 표와 맞춰 보면 됩니다. 없으면 창에 물이 처음 맺히는 날의 습도계 값을 적어 두십시오. 그 값이 그 집 창이 버티는 한계입니다.
  • 체감 차이는 하루에 하나만 바꿔 봅니다. 같은 시간대, 같은 옷으로 습도만 바꾸고 보일러 설정은 그대로 둡니다. 둘을 같이 바꾸면 무엇이 효과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습도를 10% 올리면 난방 온도를 1도 낮춰도 된다" 같은 환산은 적지 않았습니다. 사람마다, 옷과 활동량마다 달라서 하나의 숫자로 맞는 경우가 드뭅니다. 위 계산의 피부 온도 34도도 대략값이며, 실제 피부 온도는 부위와 상태에 따라 오르내립니다. 습도계의 오차 범위 역시 제품마다 달라 직접 시험해 보는 방법으로 대신했습니다.

정리

  • 몸은 대류·복사·증발로 열을 버리고, 습도가 건드리는 것은 증발 하나입니다.
  • 땀이 나지 않는 22도 안팎에서는 습도 차이의 체감이 작고, 더울수록 커집니다.
  • 겨울의 22도가 추운 데는 습도보다 차가운 창과 벽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 겨울 건조함은 데운 공기의 상대습도가 떨어진 것이고, 주로 눈·코·목·피부의 불편입니다.
  • 겨울 습도는 창에 물이 맺히지 않는 선 아래로 맞추고, 습도계는 소금 시험으로 확인합니다.

가습기를 고르는 이야기는 가습기 세 종류에, 여름에 습도를 내리는 이야기는 제습기와 에어컨 제습에 따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