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가습기를 꺼내면서 같은 고민을 합니다. 가열식은 전기를 많이 먹는다고 하고, 초음파식은 흰 가루가 날린다고 하고, 기화식은 가습이 약하다고 합니다. 셋 다 맞는 말입니다. 이유는 각 방식이 물을 공기 속으로 보내는 방법에 있습니다.

세 방식은 물을 보내는 방법이 다릅니다

방식물을 공기로 보내는 방법나오는 것
가열식히터로 물을 끓입니다수증기(식으면서 김처럼 보임)
초음파식진동판이 물을 아주 작은 물방울로 튀겨 냅니다물방울 안개
기화식젖은 필터에 바람을 불어 증발시킵니다수증기(눈에 거의 안 보임)

여기서 수증기와 물방울은 다른 것입니다. 수증기는 물 분자가 흩어진 기체이고, 물방울은 액체 덩어리입니다. 이 차이가 흰 가루와 전기요금을 둘 다 설명합니다.

흰 가루는 수돗물에 녹아 있던 광물질입니다

수돗물에는 칼슘·마그네슘 같은 광물질이 녹아 있습니다. 주전자 바닥에 끼는 하얀 물때가 바로 그것입니다.

  • 가열식은 물만 증발시킵니다. 광물질은 증발하지 못하니 통 바닥에 물때로 남습니다.
  • 기화식도 증발입니다. 광물질은 필터에 쌓여 필터가 점점 딱딱해집니다.
  • 초음파식은 물을 증발시키지 않고 부숩니다. 물방울 안에 녹아 있던 광물질이 물방울째로 공기 중에 나갑니다. 물방울이 공중에서 마르면 광물질만 남아 가루가 되어 가구나 바닥에 내려앉습니다.

그래서 초음파식 가습기를 쓰는 방에서 까만 가구 위에 하얀 먼지가 앉습니다. 물이 센 (광물질이 많은) 지역일수록 심합니다.

이 가루를 오래 들이마셨을 때의 건강 영향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가루가 실제로 공기 중에 떠다닌다는 점이고, 줄이는 방법은 물을 바꾸는 것입니다.

물광물질흰 가루
수돗물그대로 있음생김
끓여 식힌 물대부분 그대로(물이 줄어 오히려 진해질 수 있음)생김
활성탄 정수기 물냄새·염소는 줄지만 광물질은 대부분 남음생김
역삼투(RO) 정수기 물 · 증류수거의 없음크게 줄어듦

같은 원리로 세균도 날아갑니다. 초음파식은 물속에 있는 것을 가리지 않고 내보내므로, 물통에 물을 며칠 담아 두거나 세척을 거르면 그 안에서 자란 것이 그대로 공기로 나갑니다. 물은 매일 갈고 통은 자주 말리는 것이 초음파식의 기본 관리입니다. 그리고 물통에 살균제나 첨가제를 넣지 않습니다. 물속의 성분이 그대로 폐로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열식이 전기를 많이 먹는 이유

물 1리터를 수증기로 바꾸는 데 드는 약 0.7kWh의 열을 가열식은 전기로 내고, 초음파식과 기화식은 방 안 공기의 열로 치른다는 것을 막대로 비교한 그림

물을 수증기로 바꾸려면 큰 열이 듭니다. 이것은 기계 성능이 아니라 물의 성질입니다.

  • 20도 물 1kg을 100도까지 올리는 데 약 335kJ
  • 100도 물 1kg을 수증기로 바꾸는 데 약 2,257kJ
  • 합치면 약 2,600kJ, 전기로 약 0.72kWh

끓이는 데보다 기체로 바꾸는 데 일곱 배 가까운 열이 듭니다. 가열식이 한 시간에 물 0.5리터를 내보낸다면, 이것만으로 평균 약 360W를 계속 쓰는 셈입니다. 가열식의 소비전력이 큰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른 방식은 이 열을 공짜로 얻을까

아닙니다. 증발에 드는 열은 어느 방식이든 누군가 냅니다. 초음파식의 물방울도, 기화식의 젖은 필터도 방 안에서 증발하면서 공기의 열을 가져갑니다. 그래서 가습하는 만큼 방이 조금씩 식습니다. 겨울에는 그 식은 만큼을 결국 난방이 다시 채웁니다.

거꾸로 보면 가열식이 쓴 전기도 거의 전부 방 안의 열로 남습니다. 수증기가 식으면서 그 열을 방에 돌려주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난방을 하는 집이라면 차이는 "증발 열을 전기로 내느냐, 보일러로 내느냐"로 좁혀집니다. 어느 쪽이 싼지는 집의 난방 방식과 요금에 따라 달라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방식마다 감수할 것

가열식초음파식기화식
전기많이 씀적게 씀적게 씀(팬만 돎)
흰 가루없음수돗물이면 생김없음
위생끓이므로 유리관리를 거르면 불리필터 관리가 관건
과가습가능가능잘 안 됨
주의뜨거운 김·화상, 물때 청소매일 물 갈기필터 교체·건조

기화식이 과가습이 잘 안 되는 것은 증발이 스스로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방이 습해질수록 젖은 필터에서 물이 덜 날아갑니다. 같은 이유로 건조한 방을 빠르게 적시는 힘은 약합니다.

가열식과 초음파식을 섞은 복합식도 있습니다. 물을 적당히 데워서 초음파로 내보내는 구조인데, 데우는 온도와 방식이 제품마다 달라 흰 가루나 위생 효과를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쓰면서 알아 둘 것

가습기를 위에서 비스듬히 본 모습. 둥근 흰색 본체 위쪽에 검은 띠 모양의 조작부가 있고 버튼이 가로로 늘어서 있습니다. 앞면에 작은 표시등이 켜져 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조작부가 윗면에 있는 제품은 물을 채우려고 뚜껑을 열 때마다 그 위를 건드리게 됩니다. 손이 젖은 채로 누르면 터치가 엉뚱하게 먹기도 합니다. 뚜껑을 여는 동작과 조작부가 얼마나 겹치는지는 매장에서 한 번 열어 보면 바로 압니다.

습도계를 따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목표는 대략 40~60%입니다. 60%를 넘기면 창가와 벽 모서리에 결로가 생기고 곰팡이가 자라기 쉽습니다. 다만 싼 습도계는 제품끼리 몇 %씩 다르게 나오기도 하므로, 숫자보다 창에 물이 맺히는지를 함께 보면 확실합니다.

우리 집 가열식이 실제로 얼마나 드는지는 직접 잴 수 있습니다. 전력 측정 플러그를 끼우고 물통을 가득 채운 뒤 하루 돌립니다. 쓴 kWh를 줄어든 물 리터로 나누면 1리터당 전기량이 나옵니다. 0.72kWh에 가까울수록 계산대로 움직이는 것이고, 여기에 고지서의 kWh당 단가를 곱하면 1리터당 요금이 됩니다.

정리

  • 가열식은 끓이고, 초음파식은 부수고, 기화식은 증발시킵니다.
  • 흰 가루는 수돗물 속 광물질입니다. 물을 부수는 초음파식에서만 공기로 나갑니다.
  • 물 1리터를 수증기로 바꾸는 데 약 0.7kWh가 듭니다. 가열식은 이것을 전기로 냅니다.
  • 초음파식·기화식도 그 열을 피하지 못하고 방의 열로 치릅니다.
  • 고르는 기준은 성능보다 무엇을 감수할지입니다. 전기, 가루와 매일 관리, 느린 가습 중에서요.

세 가지를 다 만족시키는 방식은 없습니다. 전기를 아끼면 가루와 관리가 따라오고, 가루를 없애면 전기나 필터값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어느 게 제일 좋냐"보다 우리 집에서 무엇이 제일 성가신가를 먼저 정하는 쪽이 빠릅니다. 매일 물 가는 일이 귀찮으면 초음파식은 답이 아니고, 겨울 전기요금이 부담이면 가열식이 답이 아닙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흰 가루를 오래 들이마셨을 때의 건강 영향은 위에서 적은 대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가루가 실제로 공기 중에 나간다는 것까지만 확실합니다.

제품별 가습량과 소비전력도 재지 않았습니다. 위의 0.72kWh는 물의 성질에서 나오는 계산값이라 어느 제품이든 피할 수 없는 바닥이고, 실제 제품은 여기에 손실이 더 붙습니다. 우리 집 기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위에 적은 방법으로 직접 재 보실 수 있습니다.

복합식도 제품마다 데우는 온도가 달라 한 묶음으로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겨울에 같이 쓰게 되는 물건들을 비슷한 방식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전기히터 종류는 가습기와 반대로 공기를 말리는 쪽이고, 제습기와 에어컨 제습은 아예 물을 빼는 쪽인데 증발의 열을 누가 내느냐는 같은 셈이 거기서도 나옵니다.